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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여행-장두이가 만난 아티스트] 핑크로 빚은 치유의  아티스트...'하현주 작가'를 만나다

  • Editor. 장두이
  • 입력 2024.03.20 15:46
  • 수정 2024.03.27 18:19
미술여행 장두이 문화국장(연극배우)
미술여행 장두이 문화국장(연극배우)

짧아지는 봄.

고양이가 못내 봄에 겨워 기지개 켜는 오후.

인사동 봄길, 쌈지길 앞.

<인사아트 센타> 5층 특별 전시장을 찾았다.

유별나게 시끄럽고 사연 긁힌 봄을 어루만져 치유하듯,

하현주 작가의 향기 나는 작품에 빠진다. 

특별하고 진중한 작가들과의 만남을 가졌던 필자에게 하현주 작가와의 대담은 짙은 핑크빛 라이프 스토리를 들춰내는 진한 맛과 멋이 있어 좋았다.

[장] 작품 하나하나 스토리가 보여요....

[하] 고맙습니다. 작가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번에 선보인 작품들은 제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냈다고나 할까요? 저의 바이오테라피(BIO-THERAPY)적이며, 저의 짧은 자서전적(自敍傳的)인 작품들입니다.

사진: 같이 웃을까  (1)
사진: 같이 웃을까 (1)

[장] 작가는 대부분 자서전적인 표현이 내재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하작가님의 스토리가 곧 나에게도 이어져 스며드는 소통(疏通)의 느낌?

[하] 주관속의 객관이길 바랍니다. 사실 더 소통을 원하는 작품이길 바랐는데....

[장] 뛰어난 작품도 다중(多衆)에게 어필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작가님과 소통, 관통의 문으로 들어선 기분이었습니다. 

[하] 5번째 개인전이고 100회 이상 그룹전에 참여해 왔는데, 이렇게 핑크 일색 전시를 할 줄은 몰랐어요.

사진: 같이 웃을까2
사진: 같이 웃을까2
사진: 기억속에서 (1)
사진: 기억속에서 (1)

[장] 흔히 핑크는 우리 작가들한텐 쉽지 않은 선택일 텐데...... 바비(BARBIE) 인형도, '마고로비‘ 주연의 바비 영화도 우리나라에선 잘 안 먹혔잖아요?

[하] 하지만 우리 내면 속에 있는 노스탈지어 아닌가요? 사치가 아닌 삶의 비애를 딛고 긍정 소망으로 나누고 아우르는 힘

[장] 역시 심리학도 전공하신 작가님의 ‘콕꼿 멘트(!)’십니다. 미대를 나와 왜 또 심리학을요?(하작가는 애니어그램에 대한 심리학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하] 장선생님은 왜 국문과를 나와 연극과와 무용과를 다니셨나요? 연기도 캐릭터의 심리를 파악하고 분석해서 표현할 때, 깊이 있는 삶의 굴곡이 나오는 것처럼, 제 작업의 보다 확대되는 공간을 구축하기 위한 보탬을 위해선데, 잘 했던 결정인 것 같습니다. ㅎㅎ..... (입가에 번지는 미소는 그 다음 뒷말의 답처럼 보였다)

[장] 그래서 우리 아티스트들은 누구나 사람과 사물의 정곡(正鵠)을 보고자 하는 눈이 생기길 바라는 모양입니다. 요즘 전 다시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각색한 <장두이의 돌아온 빨간피터>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원숭이 캐릭터가 인간 세상을 바라보는 객관적 시선이 쪽 집게처럼 예리하게 들어오는 거예요.....

[하] 저도 아주 좋아하는 소설가에요. 특히 <변신>을 읽고 충격과 감명을 받았지요. 심리학을 공부한 것이 분명 저의 작품에 끼치는 영향과 영감이 분명 있다고 믿어요. 전 예술치유, 테라피에 많은 관심이 있답니다. 그 관심이 넘치다 보니까, 제 작업과 병행해서 큐레이팅도 하는 거겠죠!

[장] 아하, 하작가님은 정말 일년내내 바쁘시겠어요. 작업하랴, 큐레이터로서 많은 사람 만나서 좋은 작품 기획하고, 전시하고 홍보까지 신경써야 하고.....

[하] 근데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1남 5녀 딸 부잣집 태생 둘째인데, 부모님이 어려워 단절감(斷絶感)으로 나의 세계는 무엇이고 난 누구인가를 찾는 작업으로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렸거든요. 근데 그 작업이 날 안위(安慰)해준다고 생각했어요. 즉 그림을 통한 치유(治癒)를 받은 셈이죠. 그래서 보다 더 큰 사회적 기여를 하고 싶은 일념도 있고 해서, 큐레이터 일도 흔쾌히 맡아 나름 열심히 하는데, 어렵지만 일단 즐거우면서 동시에 다른 작가들과 전시장을 찾는 일반인들과의 교유가 제 작품과 삶의 피드백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거지요. 오늘도 어떤 분이 제 작품을 보시고 ‘가슴속 숨겨놓은 묘한 비애’를 느꼈다는 거예요..... 그게 바로 저거든요!(다시 번지는 미소에 전시작품에 눈이 간다)

사진: 미션 봄을 살려야 한다
사진: 미션 봄을 살려야 한다
사진: 롤리팝 (1)
사진: 롤리팝 (1)

[장] 맞아요. 저도 같은 생각.....? 핑크가 다 밝고 즐거움을 주는 것만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내게 환원(還元)되어 또 다른 건너편을 향유할 수 있어 좋았는데요. 

[하] 고맙습니다. 작가마다 연륜에 따른 변화와 변주가 있을 텐데, 이번 전시회 전엔 초록색을 많이 대입했거든요.... 근데 아마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좀 변화의 과정을 겪는 느낌이에요.

[장] 자연스러움이 그대로 정직이죠. 처음 작업이 수채화는 아니죠?

[하] 네. 수묵화로 시작했어요. 요즘엔 수채와 수묵의 콜라보를 생각해보고 있어요. 하나의 틀에서 좀 더 과감한 표현의 해방 욕구라고 할까요?

사진: 봄바람 몽글 (1)
사진: 봄바람 몽글 (1)
사진: 봄바랑 살랑살랑 (1)
사진: 봄바랑 살랑살랑 (1)

[장] 아티스트에겐 그런 변화가 멋진 일인 듯싶습니다. 전 연기란 측면에서 거지에서부터 황제 역할까지 ‘파우스트’의 악마 ‘메피스토펠레스’ 그리고 ‘티벳 死者의 書’에 나오는 ‘죽은 자’ 역할까지 그리고 원숭이 역할 등 470여 편의 연극 속에서 어린아이처럼 놀았거든요. 그러면서 나를 잊고, 벗고, 다시 찾고 또 변화하고..... 오늘 하작가님의 작품을 보면서 무대 장치의 하나로 놓고, 마치 캔버스 안에서 유영(遊泳)하고 싶단 충동을 받았어요.

[하] 이제 겨우 30년 경력이지만, 제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 작업이 앞으로도 보다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과 교유(交遊)속에서 위안과 나눔과 치유의 관계가 이뤄지길 기원하고 있죠.

[장] 좋은 말씀이십니다. 돈으로만 작가와 작품의 척도가 되는, 캐피탈리즘으로 평가 받는 자본주의적 개념을 넘어, 하작가님처럼 좋은 관점의 작가들이 더 많아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예술풍토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 좀 듣고 싶어요.

사진: 봄바랑 살랑 (1)
사진: 봄바랑 살랑 (1)
사진: 블라썸 3
사진: 블라썸 3

[하] 변화되고 진전되는 제 앞으로의 작업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는 생각이고요. 이 특별한 <인사 아트센타>는 특히 지방 작가들의 작품들이 연중 많이 소개되고 있거든요. 그 가운덴 진실로 놓치기 아까운 탁월하고 훌륭한 작가들의 작품이 많습니다. 1주일이란 짧은 전시기간이 너무 아쉬운데, 지역 아티스트들의 참여공간이 더욱 확대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 창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능력은 없지만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해볼 생각입니다. 더불어 AI 프로젝트 등 다른 영역의 프로그램도 관심 있게 시도해 볼 생각도 있고요.

[장] 그래요.....? 사실 제가 금년 연극인생 55년차인데, 40년차에 여기 인사동 ‘가가갤러리’에서 ‘장두이 연극인생 40주년 연극소품전시회’를 했었거든요? 50주년 땐, 코로나로 못했지요. 공연 때마다 간직한 소품들과 포스타, 악기들 그리고 소장품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7월에 하고 싶거든요....

사진: 봄은 설래야 옳다 (1)
사진: 봄은 설래야 옳다 (1)
사진: 블라썸
사진: 블라썸

[하] 제가  한번 알아볼께요. 

[장] (뛸 듯이 좋았다) 정말요? 와아! 고맙습니다. 전시회 제목도 <장두이 토탈 아트콜렉션>으로....! 제 머리 속엔 아이디어가 꽈~악! (엄지 척) 

[하] 재밌겠네요....

[장] 그럼요! 한 편의 멋진 연극처럼! 색다른? 창의적인? 그리고 ‘인생이 연극인지 연극이 인생인지?’ THEATRICAL EXHIBITION~연극적인 전시!.... 감사합니다. 인터뷰 끝내겠습니다.

사진: 좌(하현주 작가), 우(장두이  연극배우)
사진: 좌(하현주 작가), 우(장두이  연극배우)

[하] 호호호호호.......

벅찬 기분에 들떠, 인사동을 지나 대학로 연습장으로 향했다. 

하현주작가님의 말대로, 지방 아티스트들의 작품 전시나 타 예술분야의 아티스트들이 폭넓게 우리 화단을 더욱 빛나게 해주면 좋겠단 ‘핑크빛 프로젝트’를 그리며 하루를 접었다.   

사진: 블라썸2
사진: 블라썸2
사진: 소풍
사진: 소풍
사진: 즐거운 게임
사진: 즐거운 게임
사진: 즐거운 시간
사진: 즐거운 시간
사진: 파랑새는 있다
사진: 파랑새는 있다
사진: 퍼퓸
사진: 퍼퓸

‘예술이 없다면 우리 삶이 얼마나 황폐(荒弊)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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